어디가서 자랑할 가정사는 아니지만 어머니는 중국분이시고 아버지는 공사판을 전전하시다가 마흔이 넘어서 결혼하셨다.
부족함을 느끼며 살아온 나는 늘 무덤덤하였다. 아니 그냥 익숙해졌다고 생각해야지.
지금도 생생한 5살기억
크리스마스때 유치원에서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나눠줬는데 남자는 로봇장난감 여자는 인형을 줬는데 나만 색연필을 받았다.
'아 나도 저거 갖고싶은데..'
저 선물들은 부모님이 챙겨주신 것이라는 걸.. 새삼 어린나이부터 현실을 깨닫게 된 계기다.
그래서였을까 난 입을 다물기 시작했다. 나에게 주어진 것은 없으니까
그래 너희들도 아무 말없는 내가 이상해 보이겠지. 세상은 나를 npc취급한다.
의욕이 없다. 내것은 없다. 욕심은 나에게 사치다.
친구에게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지않는다. 타인에게 기대하지않는다.
학창시절은 칙칙한 편이다. 그저 나와 비슷한 처지 혹은 불우한 처지인 애들과 어울려서 서로의 상처를 잠깐 핥을뿐이다.
어머니는 교육에 관심이 많다. 그저 많을 뿐이다. 그저 무에서 유를 바라시는 그런 분이다. 동네학원에 보내면 다 인줄 아신다. 이미 난 5살때 꺽였는데.
하늘을 바라보며 사색하는걸 좋아한다. 그 조차도 친구아닌 반친구가 와서 훼방을 놓고 가는구나.
고1때 나에게 상여자가 2명있었다. 쩝.. 지금 생각하면 미안하다. 용기도 없고 눈치도 없고.. 그래도 후회는 하지않는다. 서로에게 발목만 잡힐테니깐
대학도 돈이 있어야 가는거다. 아버지랑 같이 일하게 되었다.
현장에서 입을 작업복만 보면 얼굴에 열이 오른다. 저걸 내가 입는다고?
열심히 일한후 하숙집에서 싸온 비닐밥과 된장국 이게 점심이다. 함바집에 갈 돈도 아끼는 듯하다. 헛웃음만 나온다.
1뇬 반 지긋지긋한 생활을 청산하고 공장생활 2뇬 군복무로 보냈다.
그 이후 난 절실히 깨달았다. 가장 큰 장애물은 가족이라는 것을...
온라인으로 강의듣고 편입으로 대학을 가겠다고 선언했지만 어림없지
집지키는 개가 아니라 가정주부가 되어버렸다. 매일 365일 끝없는 점심 심부름, 그리고 엄마는 왜 나한테 자기일을 맡기는건지 모르겠다. 그후 집청소. 일끝나고 돌아온 엄마는 나한테 배고프다고 한다. 이게뭐지..?
동생의 무한 빨랫감 러쉬에 집구석 오염분자 그 자체. 심력소모가 엄청나다. 엄마에게 좀만 짜증내면 측은지심 전략으로 날 옭아맨다.
이렇게 1뇬 반 결국 난 옥탑방으로 도망쳤다. 평범함을 꿈꾸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