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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쓴 애야. 댓글들은 다 읽어봤고 많은 위로가 됐어. 그래도 아직은 의욕이 샘솟지는 않네.
형들이 진지하게 읽어준 형들이 고맙기도 하고 해서 썰이라면 썰이고 아니라면 아닌 내 인생 얘기 겸 한탄 좀 해보려고 해.
난 미국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는 잘나가는 사업가였어. 무역업 하셨고
그러다가 초5때 아버지 회사가 부도가 났어. 그래서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들어오려고 했는데, 세상에 비행기 표값은커녕 배를 타고 오는 방향으로 찾아도 한국으로 들어올 돈이 없는거야.
그래서 엄마는 한인 가게에서 일하면서 남은 음식들을 싸왔고 그거 먹고 자랐어.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돈에 대한 집착이 생기더라고.
외국에서 나고 자랐다보니 영어는 기본적으로 되니까, 외국인 학교 입학을 하고자하는 교민들의 자녀들 과외알바를 했어.
근데 학생한테 돈을 줘봐야 얼마나 주겠어. 한달에 적게는 5만원 많게는 20만원씩 받았고(주4일) 그 돈을 다 모았어.
그렇게 고3이 됐고 대입 시험을 봤어. 결과는 대박이었어. 아이비리그 6개 대학에 합격을 했어.
근데 내가 모은 돈으로는 택도 없더라. 부모님의 한이 대학을 못 나온 거였고, 대학은 어떻게든 보내려고 하셨어.
그래서 급하고 한국 대학 수시를 준비했고 재외국민 전형으로 인서울에 합격을 했어.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보니까 애들이 돈을 펑펑 쓰더라고, 난 아까워서 못 썼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싸가 됐고, 과에서 별명이 러너였어.
맨날 강의 끝나면 알바가려고 뛰어댕겨서.
그리고 자연스럽게 남들처럼 군대갔고, 군대에서도 군대 월급 안 쓰고 모았어.
전역하니까 200만원쯤 되더라. 부대에서 포상휴가를 많이 받았는데 휴가 나오기 싫었어.
나오면 돈 쓰게 되잖아. 그렇게 전역을 했어. 그리고 3달 뒤에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았어.
병원을 가보니까 뇌졸중이래. 악착같이 모은 돈이지만, 사람부터 살려야지.
더군다나 아버진데. 그렇게 수술비에 다 썼지. 근데 수술이 완전히 잘된게 아닌 거야.
그래서 아버지는 현재 시력을 잃으셨어. 집의 가장은 엄마가 됐고.
그래도 시력만 없으시지 아버진 건강하셔 얼마나 다행이야.
대학생활 보단 알바를 정말 오지게 많이 해서 그런지 전공을 살린 미래보다 자영업의 미래가 그려지더라고.
그래서 또 악착같이 모았어. 그리고 날릴 위기지
빨리 훌훌 털고 방향을 찾아야 하는데, 뭔가 마음이 꺾인 느낌이다.
뭐 다 잘되겠지
